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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유게시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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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| |
서툰 사랑 |
작성자 |
sungyu27 |
날짜 |
2012-08-02 |
조회수 |
5,748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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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툰 사랑
남편이 주섬주섬 등산복을 챙겨 입는다.
어제 함께 가서 사진 찍던 봄꽃들의 모습이 아른거려
남편 등 뒤에다 묻는다.
"나도 갈까?"
"당신? 오늘 코스는 좀 어려워서 당신에겐 무리일걸."
잠시 생각하던 남편이 아무래도 오늘 코스는 무리란다.
산행에서 갓 돌아온 남편이 산내음을 흘리며 베란다로 직행,
한참 만에 막 피어난 듯한 노란 복수초꽃 한 송이와
아직 터지지 않은 봉우리 두 개가 맺혀있는 화분 하나를 건네준다.
"와~ 정말 예쁘다. 나도 데려가랬잖아."
화분을 받아 들며 원망부터 나온다.
"그래 말이야, 이렇게 많은 꽃들이 있을 줄은 몰랐네.
사진 찍다가 당신에게 보여주려고 한포기 가져왔어."
등 뒤에 장미 한 송이를 감추고 서 있던 숙직을 하고 온 날 아침의 모습,
이른 봄 등산길에서 개울가에 핀 버들강아지 몇 가지를 잘라 오던 모습,
가을날 가까운 산행 길에서 몇 줄기의 들국화를 꺾어다 주던 모습 등
젊은 날의 남편 모습이 오버랩 된다.
작은 애정표현에 영 서투르고 힘겨워하는 남편이다.
그런 귀한 마음을 받으며 고마운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기는
나 또한 마찬가지여서 제대로 애정표현 한번 주고받지 못하고
참 덤덤하게 사는 우리부부다.
그러니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는데도 우리는 늘 엇박자다.
서툴지만, 엇박자이지만 늘 한결 같은 사랑.
뜨겁지는 않지만 오래도록 지속되는 사랑이 참사랑이겠지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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